-건강과 약초-/건강 정보 교실

툭 하면 도지는 ‘배앓이’ 병원에 갈까 말까

운산제 2009. 4. 7. 08:11
주부 유현숙(43) 씨는 3개월전부터 과식을 하거나 기름기 있는 식사를 한 날, 밤이면 어김없이 복통에 시달렸다. 통증이 올 땐 허리를 펴지 못할 정도로 아프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길 반복했다. 동네 내과에서 위염 진단을 받고 1주일간 약을 먹어보기도 했으나 별 차도가 없었다. 그러다 최근 서울의 한 소화기전문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은 결과, 전혀 생각지도 못한 '담석증' 진단을 받았다.

복통은 말 그대로 '배가 아픈 것'을 말하며, 누구나 한번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만큼 흔한 증상이다. 물론 원인도 다양하다. 비에비스나무병원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복통으로 내원한 2만250명을 대상으로 원인을 조사한 결과 소화불량이 24.9%로 가장 많았으며, 역류성 식도염(8.3%) 위장관염(4.9%) 과민성대장증후군(4.3%) 간염(3%) 위·십이지장궤양(2%) 순이었다. 비에비스나무병원 민영일 원장은 "배 주변에는 위 간 소장 대장 췌장 자궁 등 다양한 장기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복통의 원인과 증상도 복잡하고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통을 너무 자주 겪다보니 과소평가하기 쉽지만 가볍게 보다간 큰 병을 키울 수도 있다. 한국인의 암 발병률 1위인 위암이 대표적인 예다.

위암의 주 증상은 상복부 불쾌감, 팽만감, 소화불량,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으로 다른 일반
위장병과 증상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단순 위염으로 임의 진단해 위암을 방치할 경우, 암 제거 후 생존율에서 큰 차이가 난다.

위·십이지장궤양의 경우도 마찬가지. 제대로 치료받지 않고 방치하면 갑자기 명치 부위에 통증이 오면서 쇼크 상태에 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궤양이 심해져 장벽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으로 이어지면 응급 수술을 받아야 한다.

과식으로 체했을 때 생기는 단순 복통은 약을 먹고 음식을 조절하며 일정기간 휴식을 취하면 낫는다. 하지만 체중이 갑자기 줄거나 심한 설사 구토 혈변 등과 함께 복통이 찾아오면 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 때문이 아닌지 전문병원을 찾아 반드시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단순 소화불량일지라도 오래 지속되거나 생활습관을 바로잡아도 계속될때 역시 정밀검진을 받아봐야 한다.

복통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선 환자의 병력 청취와 배를 눌러보는 촉진, X선 촬영, 혈액검사, 초음파, 위·대장내시경, CT검사 등이 필요하다.

환자는 특히 언제부터 배의 어느 부위가 어떻게 아픈지, 어떨 때 통증이 나타나는지 메모해 뒀다가 의료진에게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예를 들어 빈속일 때 복통이 나타났다가 음식 또는 물을 먹은 뒤 사라졌다면 위 질환일 가능성이 크다. 음식이 위산을 중화시켜 통증을 완화하기 때문.

복통이 찾아오는 시간대에 따라서도 병명이 다를 수 있다.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은 속쓰림 증상이 비슷하지만 위궤양의 경우 식후에, 십이지장궤양은 식전이나 새벽에 통증이 잦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